(2016.3) 참 예쁜 계절이다. 봄은 꽃을 피우고, 싹을 틔우고, 낭만을 깨운다. 어딘가에서 연인이 생겨나고, 꽃잎이 맺힌 거리를 따라 길을 걷고, 귀 가까이 서로에게 고운 말들을 속삭인다. 햇볕은 따뜻하고, 눈부시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렸다가도, 곧 다시 햇살이 내리쬔다. 참 예쁜 계절이다. 그런데 이 봄이 누군가에겐. 참 아픈 계절이다. 봄은 공채를 피우고, 면접을 틔우고, 취준인을 깨운다. 어딘가에서 직장이 생겨나고, 출근길을 걷고 싶겠지만, 대부분의 취준인과는 무관한 이야기다. 각종 공채와 면접, 입사시험이 몰려있는 이때. 수천, 수만, 수십만의 이력서가 쓰이고, 자기소개서가 쓰인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파쇄기에 고이 갈려 떨어진다. 흩날리는 벚꽃 잎 마냥. 누군가는 이 취업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