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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싫어하는 인재상이 있단다.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자료의 일부를 캡쳐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몇 년째 인터넷을 떠돌며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아마 정말 이런 사람들을 원한다면, 기업은 인재가 아니라 노예를 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비아냥과 함께 말이다.

영화 <아수라>에는 여기에 명시된 '기업에서 싫어하는 사람', 또는 이에 반대되는 사람이 모두 다 들어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모두 <아수라>를를 취업교재로 삼을만하다. 반면교사도 좋다. 본 받는 것도 좋다. 아, 영화에 대한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도 좋다. 물론 <아수라>는 내용을 알고 봐도 수작임에 변함이 없지만.


1) 경력이나 스펙을 부풀리는 사람 - 김차인


"이거 한 형사님 사직서 맞죠? 황 반장 사건 때문에 수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이거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뭐요?"

"이거 내가 수리를 해준다고. 그 말이 뭐가 그렇게 어렵나?"

"관두고 말고는 위에서 정하지 않겠어요?"

"내가 그 위에 위야."


2) 겉은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 - 문선모

"요즘 누가 은갈치를 입어요, 쪽팔리게. 조르지오 알마니~ 백화점 세일~ 형, 이게 라인이, 라인이~"


3)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못하는 사람 - 한도경


"아… 진짜 모르겠다. 아니야. 이게 맞아. 후회하지 말자."


4) 연봉이나 복리후생을 먼저 따지는 사람 - 한도경/문선모


"너 지금 실수령액이 얼마야? 끽해야 220? 기본이 400이야. 보너스 따로."

"돈, 돈, 돈. 씨. 내가 돈 때문에 가는 게 아냐. 나는 100% 형만 믿고 가는 거야."


5) 다른 사람과 협조를 잘 하지 않는 사람 - 태병조

"사장님, 빨리 시작하시랍니다."

"아야, 너희 시장님이 말이야, 시방 맨날 나만 죽으라는 것이여 뭣이여, 카메라 다 찍어 가지고 다 뿌려 버릴 모양인데 너 같으면 하겠냐?"


6) 표현(말)이 너무 많은 사람 - 김차인, 박성배

"세상에 두 가지 인간이 있어요. 하나는 말이 통하는 새끼, 하나는 아무리 얘기해도 말귀를 못 알아 처먹는 돌대가리 새끼. 우리 검사님께서는 어떤 새끼실라나?"

"우리 시장님 또 서론 길게 깔면서 구라 치는 그런 새끼는 아니셨으면 좋겠다, 나는"



7) 실천보다 말이 앞서는 사람 - 한도경

"에이... 그거는 아니다!"

"무조건 녹음하겠습니다."

"뭘?"

"시장님이 이민섭 납치 지시한 거."


8) 젊은이 다운 패기가 없는 사람 - 문선모


"아 가긴 가는데, 아 그 시장님 소문이 무서워도 졸라리 무서워."


9) 밤새 게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 문선모


"내가 어제 시장님이랑 밤새도록 술을 마셨는데요. 시장님께서 이 꼬마랑 평생 파트너로 가자고 하시대요."


10)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 - 한도경

"나도 도경씨가 박성배 만나서 녹음했다는 내용 다 들어봤는데 편집질을 해놔서 결정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어. 왜 늘 이러시지?"

"아니 그러니까 제가 100프로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셔야죠. 그래야 제대로 녹음을 하든 뭘하든 할 거 아닙니까. 같이 죽는 거 아는데 제가 미쳤다고 목숨을 걸겠어요?"


11) 운둔형 또는 외톨이 형인 사람 - 짝대기

"어이, 도경이. 시방 짝대기는 완전 보내버리기로 작정을 한 것이여?"

"걔가 지금 주사 맞은 것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예요. 경찰을 죽였어요."

"그랑께 애시당초 빵빵 자빠져 놀고 있는 새끼를 뭐다러 건드냐 뭐다러"


13) 글로벌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 - 태병조

"아따메, 씨발 진짜 징하네. 또 돈 얘기하시네. 아니 돈이 진짜 앵꼬가 나부렸다니까요. 올해 시장님한테 갖고 간 돈이 지금 얼만 주 아셔유?"

"아따 씨발. 답다바네. 그럼 민평동 한 군데만 땅 팝니까? 내가 몇 번을 얘기해야 돼. 대단지 상권으로 가려면 동남 제덕 지평까지 통으로 인허가 떨어질 때가지 버텨야 된다니까. 씨발, 진짜 콱."



14) 착하기만 한 사람 - 한도경(?)

"무슨 고민 있어?"

"없는데?"

"요새 왜 이렇게 착한 남편처럼 굴어?"

"착해?"


15) 자신의 핸디캡을 인식하는 사람 - 한도경

"니 문제가 뭔지 아니 도경아?"

"예예, 문제 많죠. 잘 알아요."


16) 오버행동을 하는 사람 - 한도경


"(유리컵 씹으며) 난 언제 죽나요?"



17) 결정적 마무리가 약한 사람 - 김차인


"내 사람이 될란가 어디 한 번 봅시다. 마무리는 검사님이 하세요. 마무-리."

(실패)


18) 현장감각이 떨어지는 사람 - 검찰 수사관

"짱깨 시켰니? 배들 고팠구나. 비밀본부 차려 놓고 동네 방네 소문 내고 잘한다 씨발 새끼야."


19) 묵묵히 일만 하는 사람 - 은충호 실장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0) 웃지 않는 사람 - 안남시재개발위원회


"에이씨... 너무 무섭게 그러시니까 바지에 오줌을 다 싸버렸네요. 하하하하"

"..."

"갑시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