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한 후보에게 던져진 표를 ‘사표’라고 부른다. ‘죽은 표’라는 뜻이다. 한 사람만을 선출하도록 하는 단순다수제 선거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역시 한 사람만을 뽑는 이번 한국 대선에서도 ‘사표론’은 여지없이 불거졌다. 당선되지 못할 후보에게 투표해 사표를 만들지 말고 당선될 후보를 조금 더 밀어주자는 것이다. 선거에서 ‘살아남는’ 것이 당선되는 것뿐이라면 사표론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선거의 전부인가? 사표론을 꺼내기에 앞서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은 것인가? 최근 프랑스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후보가 있었다. 장 뤽 멜랑숑, 좌파적 정체성을 표방하고 나선 후보다. 투표 결과 4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사표론에 따르면 그에게 던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