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04) 눈을 감았다 뜬다. 주먹을 쥐었다 편다. 머리카락과 얼굴, 목과 몸통, 팔과 다리 또 손과 발. 몸 이곳저곳의 신경과 근육들. 이것은 나의 몸이다. 내가 소유한 나의 몸. 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내 몸이 온전히 나의 것이었던 적은 없다. 소유권은 있되, 통제권은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 몸의 바지사장이었던 셈이다. 내 몸을 대신 통제했던 것은 가정, 학교, 회사, 그리고 또 사회였다. 내가 이 몸의 통제권을 값싸게 후려치고 싶었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다. 근로계약서를 쓰며 스스로 통제권을 팔아넘겼다고 한들, 업무에서 '당연히' 요하는 것 이상의 것까지 팔 생각이 있었을 리가. 이것은 일종의 불공정계약이었다. 어디까지 내 몸을 통제하라고 말할 권리가 애초에..